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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고 노란 꿈들

Red and Yellow Dreams

2019-12-23

빨갛고 노란 꿈들
Red and Yellow Dreams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발췌

“빨갛고 노란 꿈들”

쥴리 킴

나는 기억한다.
오래된 한국에서
내가 예닐곱 살의 작은 소녀였던 때를
나는 우리 집 지붕에 무겁게 매달려
밝은 햇살에 반짝이는 커다란 고드름에
감탄하곤 했지.
오빠를 불러 고드름 몇 개를 떼어내
우리는 고드름이 부서질 때까지
우리의 고사리 손이 추위로 빨개질 때까지
칼싸움을 하곤 했지…
나는 화사한 노란 개나리가 봄마다 불타오르던
우리 집 뜰을 기억한다.
갸름한 물병 모양의 빨간 작은 꽃들도 거기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그 꽃의 밑동을 빨아
단물을 빼먹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

내가 1학년을 마치기 전 우리는 한국을 떠났다.
나는 시카고 교외에서
스쿠비두 (Scooby-doo)를 보고,
햄과 치즈 쌘드위치를 먹으며
완전히 미국의 간편함 속에서 자랐다.
한국도 자랐고
그리고 내 기억들도 멀어져 갔다.
그 기억들은 먼지 낀 그림처럼 뇌리에 남아 있다
세월에 따라 색이 바래가면서.
나는 아직 새로운 한국을 보지 못했다.
내 고향집이 헐리고
콘도미니엄이 그 자리에 서 있다고들 하는데…

한국에 대한 내 기억
그 기억은 때론 너무 낯설어
마치 내가 훔친 다른 사람의 어릴 적 기억 같아…
그래서 난 다리를 찾으려 한다.
내 두 어린 시절을 이어주고
내가 하이픈으로 연결된 이중성을 지니기 전에
한국에서 보낸 내 짧은 삶에 의미를 남겨줄 다리를

언젠가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
내 과거를 마주 볼 것이다.
내 과거와 현재를 화해시키려 하고
왜 내 기억들이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지 이해하고
다른 곳에
내가 이식되지 않았더라면 바로 나였을
그 사람을 위해 애도할 것이다.
할아버지는 내게 말씀하시곤 했지
미국에서도 그 빨간 꽃들은 여전히 달콤하리라고.
할아버지가 너무 그립다. *

*Julie Kim “Red and Yellow Dreams,” Kilmok: Korean American Perspective Journal5 (University of Chicago 1994) 12-13면
쥴리 킴 (브루스 커밍스 교수 Bruce Cumings의 예전에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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