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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신인문학상 시상식 현장에선 무슨 말이 오갔나

이시대를 살아가는 고뇌의 결여와 완성도를 갖춘 구성력 미흡의 아쉬움

2012-06-27

“단편 도입부에 암시와 복선 40개?"
-미주 신인문학상 시상식 현장에선 무슨 말이 오갔나

*2012 중앙 신인문학상 시상식과 심사평

2012년 6월 27일 [아크로폴리스타임스 전재]
심흥근 기자 (리포트/사진)

-이시대를 살아가는 고뇌의 결여와 완성도를 갖춘 구성력 미흡의 아쉬움

미주 이민사 109주년을 맞아 미주한인사회에 27년간 지속된 문화사업이 있다면 ‘중앙 신인 문학상’을 꼽을 수 있겠다. 이주민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뇌를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탄생되어 세상과 호흡하려는 미주지역 신인 문학도들에게 ‘중앙 신인문학상’은 자긍심을 북돋아 분발케함과 동시에 하나의 등용문이 되어주고 있다.

당선자 시상식을 취재했다.  심사평은 단편소설에서 홍승주 원로작가, 시에서 배정웅 시인, 시조에서 김호길 시인, 수필에서 이형권 국문학 교수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출품작들을 평해 주었다.

단편소설에선 당선작으로 “햄버거와 된장찌개” (김은희); 가작 “사랑과 증오의 갈림길” (이선하); 가작 “혼인 시각차” (이상청) 시와 시조에선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다만 가작 “밤의 유랑” (강옥자); 가작 “거목” (김유근) 수필에는 당선작 “호미와 연필” (정동순); 가작 “밥” (백복현); 가작 “네가 있어 난 행복해” (이옥순)이 시상했다.  
 
 
심사평을 하고 있는 배정웅 시인
(“좋은 시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과 고뇌가 녹아 들어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시는 가히 시의 시대가 지나 산문의 시대요, 은유의 시대가 지나 환유(換喩)의 시대로 일컬을 만한 변환기를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시인은 시의 격을 높이려는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축사:
*고계홍 (LA 중앙일보 사장) - 우선 2012년도 중앙 신인문학상 수상자분들에게 축하의 말씀 올립니다. 85년도에 논픽션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시작하였습니다; 단편소설, 시, 시조, 수필등 4가지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해외문학은 이민문화속에서 문학으로 풀어내는 신인들의 작품활동을 촉진 지원키 위해 시상식을 마련하였으며, 수상자분들 중 한국문단에 진출하기까지한 재능과 능력있는 작가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에 온 84년 미주시인 김숙자 작가님의 “팜트리”라는 제목의 시를 대하며 느낀 감흥이 기억됩니다. 그 시는 한국의 소나무나 버들나무 같은 정취와는 동떨어진 개인적으론 거저 길다란 황량한 느낌이 드는 팜트리 나무를 보면서도 작가는 감수성 어린 멋진 시로 풀어낸 것입니다.
미국속에서 한국문학이 꽃필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배정웅 시인님과 이형권 교수님등 훌륭한 심사위원들을 모시고 중앙 신인문학상 시상식을 치루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김재원  (LA 한국 문화원 원장) - 해외문학의 장점은 타국인 해외에서 생활한 분들에게서 쓰여진 작품들이 고국의 독자들에게 까지 전달되어 타문화를 비교 이해하고 서로 감응할 수 있다는 것이겠습니다. 즉 국내와 해외의 문학작품간에 같은점과 다른점이 있겠지만 문학을 매개로 교류하면서 문화의 폭을 넓히는 장점은 지대 합니다. 미주문인들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기대합니다.

작품 심사평:
*홍승주 (단편소설) - “제가 단상에 오르자마자 심사평을 앞으로 약 1시간에 걸쳐서 이런저런 평을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아마도 다른 심사위원들도 난감해 할 것이며, 또한 짬을내어 참석하신 분들도 곤혹스러우실 것입니다. 이말은 단편소설에 있어 발단 도입부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신인 응모작품들에서 보이는 실패요소의 대부분은 발단부분에서 발생되는 어설픔입니다. 단편소설의 도입 발단부분에서 가령 40개 이상의 너무 많은 암시와 복선을 깔아놓는 시도입니다. 단편소설의 발단을 이렇게 넓게 많이 전제해 놓으면 나중에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낼지 난감해집니다. 소설은 복잡한게 아닙니다. 발단부분에서 소설에서 나오는 단순한 플랏을 전제로 시작해야 바람직 합니다.   

*김호길 (시조) - 제출된 작품들 중 맞춤법이 틀리거나 곡조의 구성이 미흡한 점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최근 3년전부터 신시조 장르에 관심을 갖는 작가들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수준입니다. 사실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측면에서 볼때 가령 ‘스밋 소니언’ 문화 박물관에 전시된 고려청자등은 각광을 받고 있어도 정작 유서깊은 시조는 아예 한점도 볼 수가 없는 등 시조가 아직은 불모지에 가깝습니다.
시조는 본래 흥얼거리는 창에서 시작됬습니다. 따라서 가사에 담긴 창의 외적인 흐름인 ‘율’에는 신명어린 ‘흥’이 내재적으로 서려 있어야 합니다. 시조를 대하며 “얼쑤”하며 감탄어린 흥이 절로 터져 나와야 비로소 좋은 작품으로 평가 됩니다. 배정웅 시인과 논의하며 어지간하면 당선작을 내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이번 신인문학상의 시와 시조에선 당선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배정웅 (시) – 좋은 시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과 고뇌가 녹아 들어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시는 가히 시의 시대가 지나 산문의 시대요, 은유의 시대가 지나 환유의 시대로 일컬을 만한 변환기를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시인은 시의 격을 높이려는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강옥자님이 출품한 4가지 작품들 중 “도시의 생존 방식”을 보면 시를 오랫동안 써왔던 분임을 보게 됩니다. 출품작엔 이민생활의 고뇌와 수고가 들어 있어 일단 호감을 갖고 리뷰를 하게 됬습니다만, 종장부에서 전제적인 맥락에 비추어 그 의미와 의도를 알 수 없는 “따르릉, 따르릉”이라는 불필요한 구절이 담겼다고 판단되어 아쉽게 당선에서 제외 되었습니다. 다만 강옥자님의 “밤의 유랑”엔 시적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나 이민생활에서 오는 고통과 번민이 ‘서사적’으로 들어있어 가작으로 합격 되었습니다.
출품작 “빨간 우체통”은 현지 미국의 현실감과 다소 떨어지는 발상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고, “만다라”는 고고학적 냄새가 묻어 있는 여울을 남기나 이시대를 살아가는 고통이나 아픔이 들어 있지않아 아쉽게 합격선에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이형권 (수필-논픽션) – 심사위원으로서가 아니라 독자로서 출품된 처녀작을 먼저 대하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어 감사합니다. 출품작들의 내용은 절실하고 감동을 주고 있으나 수필의 구성력과 형식적 요소가 미흡한 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세간엔 수필은 무형식 글쓰기로 치부되며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수필은 형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식이 있는 것 입니다. 단순히 일상적 느낌과 단상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나름데로 형식과 테크닉을 갖춘 문학으로 표현해 내야 비로소 작품으로 인정됩니다. 
논픽션 또한 체험한 것을 그대로 표현해 내는 것이 아니라 구성력을 갖추고 문학의 기본적 요소인 은유,상징,반전등 기술적인 요인들이 조화롭게 잘 어울어져 있어야 합니다.
당선작은 정동순님의 “호미와 연필”로 결정 됬습니다. 늙은 어머니의 고생을 은유와 상징성을 대입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좋은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취재 단상...현장에서
<2012 중앙 신인문학상을 돌아보며>
문학은 본질적으로 문화라는 아름드리 기둥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수많은 나뭇가지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화는 지정학적 차원에서도 다양하며 나라와 민족마다 문화의 인식코드 또한 다양하다. 따라서 본국 문학도들에 비해 해외 문학도들은 경쟁력이라는 장점이 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본국과는 또 다른 문화권의 삶을 일상을 통해 경험하게 됨으로 편협성을 벗어나 다 각도에서 현상을 보며 통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주문학도가 한국의 같은 연배의 문인들과 경쟁한다는 한계에 묶이는 것이 아니라 해외문학도로서 국제적인 안목을 지니고 ‘안토니오 콜리나스’ 등 쟁쟁한 문인들과 한번쯤 겨뤄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다.

미주지역도 역량있는 신인 문학도들을 한인사회에서 자발적으로 발굴 지원해야 할 시점이다. 더욱 훌륭한 작품을 내기 위해선 작품의 주제를 연구하는 시간적 여유를 갖도록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겠다. 미주문인들 중에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예총등을 통한 한국정부의 지원에 기대기 보다는 미주 현지언론사들이 주축이 되어 가령 4계절 분기로 한번씩 돌아가며 미주문인들을 위한 홍보를 통해 한인사회의 공감대를 얻어 문학진흥기금을 조성 이를 신뢰받는 재단에 맞겨 제도적으로 운용케 해야 원하는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겠다.     

미주문학의 동향은 현지 책방엘 가보면 어느정도 감이 잡힌다. 미주문인들의 문학잡지가 적지않게 한구석에 진열되어있으나 정작 동포를 상대하는 LA타운내 어느 책방 매니저는,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 이라는 식의, 약간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미주현지발행이라 인기가 없고 디스플레이 공간만 차지할뿐 판매 수익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개연성이 다분하다. 반면 한국책들 중 인기품목은 수입품이라 정가의 환률 두배를 받고 판매 할 수 있어 짭잘하다는 암시인 셈이다. 이는 미주문학지를 찾는 독자들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문학지 또한 자본주의 시장의 냉정한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더라도, 미주 문인들의 자긍심과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현지의 도서관련 업체들은 한국적 자본주의의 표상인 4백년을 이어 칭송 받았다는 개성상인 최부자의 미덕을 본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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