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
권 제5: 붕우
"서희가 친구 저버리지 않다"
서희는 당나라 사람으로 젊어서부터 양빙과 사이 좋게 사귀었다. 양빙은 죄를 지어 임하위로 떨어졌다. 이것을 보고 친척이나 벗들은 죄에 연루될 것이라 해서 아무도 그를 찾는 이가 없었다. 유독 서희 한 사람이 그를 남전으로 찾아 술자리를 마련하여 위로하고 전송했다.
“그대는 임하위를 전송하여 그 정성이 이렇듯 후하니 연루되는 바가 없겠는가?”
그러나 서희는 말하였다.
“나는 포의로 간구하게 살 때부터 임하위를 사귀었는데 이제 어찌 그를 버리겠소. 공도 이다음 날에 혹시 간사한 무리들의 참소로 해서 죄를 짓는 날이 있으면 또한 그렇지 아니하겠소?”
권덕여는 이말을 듣고 감탄하여 그 곧은 마음씨를 조정에 나아가 칭찬하니, 마침내 이이간이 서희를 천거하여 감찰어사를 시켰다.
서희는 이이간을 찾아서 치사를 하고 천거한 까닭을 물으니 이이간은 말하였다.
“그대는 양임하위를 저버리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나라를 저버리겠소.”
출처: “오륜행실도” P. 283-28. 을유문화사 (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