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가들이 없다면 독일 음악계에 어려움이 많을거에요"
주독일 대서관저에 뜬 코리아 별(Star)들
라이프치히 ‘통일음악회’를 수준높은 음악회로 만들어준 한인예술가들의 헌신 격려
March 19,2019
주독일 정범구 대사는 “춤과 노래를 예로부터 즐겼다는 ‘동이족’의 명성을 이곳 독일에서도 이어가고 있다”라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예술인들의 왕성한 독일 현지에서의 활동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공개했다. 정대사는 이들을 관저로 초청 따뜻한 저녁식사 한끼를 같이하면서 격려했다. 이 훈훈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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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정범구 주독일대사
“한국 음악가들이 없다면 독일 음악계에 어려움이 많을거에요"...지난 가을, 라이프치히 통일 음악회에서 만났던 골트후스 박사(Frau Dr. Goldfuß)의 말이다. 그녀는 인구 60만의 도시 라이프치히 국제교류국장이다.
실제로 이곳 작센 주의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켐니츠 등 대도시 오페라 극장이나 오케스트라, 발레 극장에 한국인 단원이 없는 곳은 드물다. 춤과 노래를 예로부터 즐겼다는 "동이족"의 명성을 이곳 독일에서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지난 해 11월 이곳 라이프치히에서 교민들이 주최한 "통일 음악회"가 열렸다. 분단의 경험을 공유하는, 그러나 통일을 먼저 이룬 독일인들이 많이 왔다.
특히 라이프치히는 1989년 동독의 개방을 불러 온 "촛불 혁명"의 진원지로서 장벽 붕괴와 통일에 대한 감회가 남다른 곳이다. 이곳 음악회에 출연한 한국인 예술가들은 라이프치히 (Sejong Chang, 박대규, 전지연), 켐니츠 (최경하, Guibee Yang, 오수미), 하노버(한태민), 뉘른베르크(김기욱) 등 각지의 오페라 극장이나 발레 극장, 관현악단에 소속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이 없으면 독일 예술계가 애로 사항이 많을거라는 골트후스 국장 말이 그러고 보니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 쟁쟁한 스타들이 지난 번 통일음악회를 수준 높은 음악회로 만들어 주었다. 거의 자원 봉사로 말이다.
* 이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조금이라도 미안함을 덜어보려 벼르다가 어제에서야 관저로 초청했다. 밥 한끼라도 같이 먹자는 거였는데 막상 저녁 한 번 하겠다고 2-3백 km를 달려오게 하니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즉석에서 작은 공연을 펼쳐 주셨다.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다. 쟁쟁한 별들이 관저 위에 떴다.
* 귀가길을 서두르는 이들을 배웅하는데 그들의 뒷 모습이 새삼 애련하다. 저들이 이 외국 땅에서 오늘까지 버텨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외로움을 견뎌야 했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