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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기념 간송 특별전...고려청자를 만나다

허명에 들 떠 사는 오늘의 우리...성찰해야

2019-01-13

고려청자 / 청자모자원숭이형 연적을 만나다

이건청 (한국시인협회 37대 회장/한양대 명예교수)


《3.1운동 100주년기념 간송 특별전》ㅡ 동대문 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간송 컬랙션은 명품 고려청자들을 접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고려(918~1392)의 장인들이 빚어낸 청자 翡色의 푸르름이 지닌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깊이에 늘 깊은 흠모의 정을 지녀오던 터에, 전시회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전시 장소로 달려 갔다. 전시장 DDP는 옛 서울운동장 자리에 선 초현대식 건축물.



감명, 감명이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고려청자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명품이다. 초벌 자기를 상감한 뒤, 초벌로 굽고, 다시 고열의 불로 구워낸 명품 雲鶴紋 매병에서 실제로 학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거나, 내려앉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흙을 빚어 말린 다음 유약을 칠한 뒤 구워내니, 저런 翡色의 원융한 푸르름이 펼쳐지고, 그 푸르름 속으로 상감으로 그려진 학들이 푸드기며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 . 全鎣弼 (1906~1962)은 당시 경성의 기와집 20채 값에 해당하는 거금 2만원을 주고 이 작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전형필 컬렉션의 수많은 작품들은 이처럼 눈밝은 그의 선택으로 외국으로 팔려가지 않고 국내에 남을 수 있었다.



〚청자모자원숭이형 연적〛은 높이 10cm정도에 불과한 조그만 청자 연적. 연적은  벼루에 먹물 갈때 필요한 물 그릇.이 조그만 청자연적 앞에 관람객들이 모여 서 있었다. 어미 원숭이가 새끼 원숭이를 품어 안았고, 새끼가 한쪽 손가락을 활짝 펼친 손으로 어미의 얼굴을 보듬고 있다. 새끼 원숭이의 앙증맞은 손가락, 어미원숭이의 배꼽까지. . .청자 비색으로 형상화해 낸 원숭이 母子 의 천진스럽고도 귀여운 자애로움이라니. 

1000여 년 전 고려인의 미적 감각과 탁월한 형상 능력앞에서 나는 말을 잊었다. 전시장에서 전시품 도록을 사 왔으니 시간 나는 대로 고려청자의 깊이 속으로 들어가 세세히 살펴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 - 이 위대한 명품을 직접 만든 장인들은 어디에도 자신들의 서명, 이름 자 한 자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 허명에 들 떠 사는 오늘의 우리가 성찰해 두어야 할 일.

글 사진제공: 이건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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