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서울대 전체학생총회 "윤석열 퇴진 요구" 투표 후 행진
재석 2,556명 중 찬성 2,516명 반대 4명 기권 36명으로 찬성 98.4%.
기사 전재 [서울의 소리] 백은종
2024.12.05
윤석열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그의 비민주적 계엄령 선포를 규탄하는 학생총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른 선배들의 책임을 이어받겠다"며 윤석열의 퇴진을 요구했다.
제64대 서울대 총학생회는 5일 오후 8시40분께부터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열었다. 서울대 전체 학생총회 정족수는 서울대 학부생의 10%인 1591명인데, 이를 훌쩍 넘는 2449명(17.457%)이 참여해 총회가 성사됐다.
"윤석열 퇴진 요구" 투표 결과, 재석 2,556명 중 찬성 2,516명 반대 4명 기권 36명으로 찬성 98.4% 기록했다. 밤 10시 30분 "윤석열은 퇴진하라" 외치며 교문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궂은 날씨에도 아크로폴리스 광장에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깃발과 촛불 등을 손에 들고 있었고, 가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이날 안건은 '윤석열 퇴진 요구' 하나였다.
김민규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민주적 헌정질서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에 전체학생총회를 통해 학내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를 결집해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안 발제에 나선 윤종민·백장운·김민성씨는 "1987년을 기억한다"며 "우리가 직접 보고 듣지 못했어도 이곳 아크로폴리스에서 선배들이 조국의 사활을 건 투쟁을 했다는 사실은 캠퍼스 곳곳에 묻어있다"고 했다. 이들은 "수년의 세월 후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 선포 사태는 우리를 이 자리에 한데 모이게 했고, 그렇기에 이곳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그 책임을 물어 역사 속에 그 수치스러운 이름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헌법기관을 강압적으로 전복하려는 내란범이 우리의 대통령으로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희생을 한 선배들의 책임을 이어받아 이 자리에서 당당히 윤석열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 발언에 나선 서울대 학생 정모씨는 "공감과 지성이 결여된 권력자의 추태는 얼마나 하찮나"라며 "국가는 국민의 것이고, 우리의 분노는 국가를 향한 분노가 아니라 국가를 위한 분노"라고 했다.
그는 "한 사람 때문에 우리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며 "서울대 학생이자 국가의 국민, 그리고 존엄한 인간으로서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외치겠다" 말했다. 또 다른 서울대 학생 박모씨는 "박종철 열사의 후배로서 이 자리에서 선언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 발언 후 안건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며, 의결 시 서울대 총학은 성명문 작성 등 퇴진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대에서 전체학생총회가 열린 것은 5년 만이다. 지난 2017년 성낙인 당시 서울대 총장 퇴진 요구, 2019년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의 파면 요구와 관련해 학생총회가 열린 바 있다.
한편, 서울대에선 교수들과 윤석열의 직속 후배 격인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등도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 일동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헌법을 배운 선배 윤석열이 벌인 참극에 후배로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회는 지난 3일 교수회장 명의의 긴급 성명을 내어 "한밤중에 발생한 정치적 사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서울대 교수·연구자들은 이날 발표한 2차 시국선언문에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죄, 군대를 동원하여 국회를 침탈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한 죄를 물어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