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을 보라, 그대로 빛이다
에드워드 리(미주동포 문인)
.
빛이 하늘에서 생성되는 줄 알았다
저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사람에게서 빛이, 꽃이 핀다는 것을
.
민족의 가슴에 눈이 내린다
세상에 순결한 눈이 내린다
온통 하얗다
빛의 혁명이다
.
얼마나 눈부신가
동토에서 얼음을 깨고 피어나는 꽃이다
저들이 세계에 고하는 K-민주주의다
.
저들을 보며 순간이동을 하듯
눈보라 치는 두만강 피란민들을 더듬었다
민족상잔의 그 슬픈 전장을
.
외세에 의해 눈보라 속에 팽개쳐진
그 잔혹한 삶이 오롯이 투영되었다
.
누가 이 민족을 눈보라 속으로 내모는가
누가 이 민족을 이토록 한 맺히게 하는가
.
본시 우리는 순결한 백의민족이다
.
세상에 선함이 있어 악함이 있듯
우리 민족은 역사를 거듭하며
차디찬 바람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리고
서럽게 지친 울음과 통곡이 드나들었다
.
열강 속에 갇힌 운명을 멍에처럼 지고
역사는 한에 한을 더하고
바람이 눈보라를 불러 무지막지하게
삶을 두드려 댔다
.
보라, 이 선한 민족을
그들이 두드린 생채기는
고통을 승화시킨 아름다운 진주로
고결한 백의민족의 완성이다
.
우리 민족의 믿음은 하늘이다
정으로 엮어진 두레와 품앗이다
누구라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저들을 보라
전봉준 동학혁명군의 환생이요
제주와 5.18의 영령들이다
임진난의 의병들이다
.
사진은 마치 러-우 전장의 피난민 같다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
슬픔은 천년으로도 부족한가
.
선함의 온정이 너무 깊어
악을 인간으로 대한 형벌인가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
검은 자들의 주인행세 탓인가
.
검은 것은 그대로 검다
악은 결코 선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할 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하얀 의병들을 보라
이들은 빛으로 묶는다
이 땅을 넘어 세계에 주는
인륜에 대한 메시지다
.
사람이 하늘이다
사람이 이 땅의 주인이다
검은 자들은 답해야 한다
.
자연은 그 어떤 환란에도 불구하고
봄을 부르고 꽃을 피워낸다
시작이요 영원이다
하늘이자 민초들의 생명력이다
.
저들을 보라
눈보라 어둠 속에서 빛을 일으켜 세우는
저들을 보라
순백의 혁명이다
.
빛이 그러하듯 조용히 품을 것이다
하얗게 하얗게 눈부신 빛으로
우리 민족의 고결함으로…
*사진출처: 정혜경 의원(진보당)
사진 속 주인공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밤을 지새운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다. 바로 뒤에서 ‘인간 눈사람’이 된 인물은 정 의원의 비서관이었다. 검은 패딩이 새하얗게 될 정도로 많은 눈이 쏟아졌지만,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글 출처: 에드워드 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hare/18TEGnjBYU/?mibextid=wwXI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