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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외모에 반해 호기심으로 전화 했다간 큰 호통을 들을 것이야!”

에밀리…에세이 집 “꽃보다 도끼”작가

2025-01-19

“내 외모에 반해 호기심으로 전화 했다간 큰 호통을 들을 것이야!”

한국 작가 발췌 글 소개

[에밀리 클레인 - 에세이 집 “꽃보다 도끼”작가]

구반포 상가에 아비엥또라는 애들옷가게가 있었어. 건물 2개층의 비교적 큰 가게였던 거 같아. 나도 자주 갔었지. 그날도 열심히 이리저리 대보면서 열심히 옷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따귀 때리는 소리와 여자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야. 얼른 돌아봤더니 나만한 여자애가 뺨을 감싸쥐며 쓰러져 있더라고. 내 옆에 있는 여자 둘은 이 상황의 전말을 알고 있는지 서로 소근대며 이야기를 하는데 대충 들어보니 여자애가 옷을 훔치다 걸렸고 점원이 옷을 내놓으라고 하니까 점원을 세게 밀치고 도망갔나봐. 그러다 다시 잡히니까 점원을 폭행하고 점원도 화가 나니까 따귀를 때리고 뭐 그런 상황인 거야.

여자애를 봤더니 옷도 꼬질꼬질하니 다 늘어져 있고 가방도 다 낡아서 너덜너덜하더라고. 훔친 옷은 티셔츠와 잠바였어. 날라리들이 멋으로 입는 옷 말고 정말 필요해서 입을 것 같은 실용적인 옷. 아마 점점 기온이 내려가는데 입을 옷이 없어서 그럴 거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점원은 열을 제대로 받아서는 경찰 부른다고 난리가 났고 이 아이는 그 와중에도 옷을 꼭 끌어안고 계속 도망가려고 하고. 그 때 내가 미쳤었는지 갑자기 입에서 생각지도 않은 말이 튀어나왔어.

"제가 저 사람 옷값 드릴테니까 그냥 줘서 보내주세요."

"안 돼. 얘는 절도에 폭행까지했어. 니가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야."

사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고 이런 일을 처음 겪는 미숙한 아이였기 때문에 이후 무슨 말로 어떻게 대응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아 점원을 쳐다보며 이 상황을 수습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꼬꼬꼭...안 된다는 건 아니고..'

점원은 말을 더듬더니 

'그럼 계산하던지'

라고 말하고는 휭하니 뒤돌아 갔어. 그 때 다른 층에서 옷을 고르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가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친구가 말했어.

'야 니 눈빛 졸라 살벌하다야. 저 점원언니 쫄아서 도망간 거 봐라. 맞을까봐 튀었잖아.'

'난 그냥 뭐라고 말할지 몰라서 쳐다본 건데'

'그게 어디 그냥 쳐다본 거냐. 한 3초만 더 있었으면 칼빵 때리고 씹고있던 면도칼 뱉어서 날릴 분위기던데'

옷을 훔친 여자애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른 점원을 향해 훔쳤던 옷을 들어 보여주고는 그대로 문 밖으로 나갔어. 내가 옷을 사기 위해 들고 갔던 돈은 모두 그 애를 위해 지불되었지. 차비까지 털린 나는 집까지 걸어가야 했고 걷는 내내 나의 인상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어.

"내 표정이 그렇게 무섭냐."

친구에게 물었어.

"야 시발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 점원언니 오늘밤에 악몽에 시달리다 내일부터 가게 안 나온다에 100원(*그 시절의 물가를 감안하여 읽으시오) 건다"

나의 새로운 재능을 자각한 순간이었어. 이후에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오면 아무말 하지 않고 지그시 바라보기만 해도 해결되는 경험을 여러번 하면서 더욱 확신했지.

요즘은 살도 많이 찌고 사회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억지로라도 웃다보니 인상 좋다는 말도 가끔 들을 정도지만 이 모습이 진짜인줄 알고 함부로 개소리를 했다간 큰 호통을 들을 것이야!

<4년 전 오늘 글>



https://www.facebook.com/share/p/1KXeS5RYtc/?mibextid=wwXIfr

책소개: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26613216&fbclid=IwZXh0bgNhZW0CMTEAAR3SZN4bJBxWcIbCjNevxPbR0qM3kced_ILfrGh0Vu8vRJ7oTGHiGy7GQmk_aem_Fy0YSYejueRgGECV9s39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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