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림으로 떠나는 낚시여행”
2013년 7월 3일 펴냄.
지은이 안국진
펴낸곳 (주)실천문학
정가 13,000원
실천문학의 교양 에세이 전문 브랜드 '책읽는 오두막'
ISBN 987-89-98949-04-403600
서평: 평산 송귀섭
무릇 잘 뜬 청국장은 놋그릇 보다는 뚝배기에 담아서 펄펄 끓여야 제 맛과 향을 내는 것이고, 그것을 취하는 사람은 펄펄 끓다가 시간을 두고 은근히 잦아드는 것을 시시때때로 음미하면서 숟가락질을 해야 그 깊은 맛과 향에 취할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뚝배기 청국장은 처음 한 번은 냄새가 향기롭지 못하여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없으나 자주 접하다 보면 그 은근하고 깊은 맛과 향에 그만 취하고 만다.
이 책의 글이 그렇다.
그림과 시와 사료(史料)가 아주 농익고 잘 삭혀 담겨져 있는데 단숨에 읽으려니 그 맛과 깊이가 와 닿지를 않는다. 그러나 절반쯤 읽어가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다시금 첫 장으로 돌아가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면서 읽게 되고 만다. 이것이 저자 안국진의 글 ‘낚시와 그림’을 서너 차례 반복하여 읽고 난 본인의 소감이다.
저자 안국진으로부터 또 출판사 실천문학으로부터 추천글 부탁을 받고 적잖이 어려움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글은 낚시와 관련한 내용이긴 하더라도 ‘한문에 능통하지 못하거나, 그림을 보는 눈이 트이지 않았거나, 시를 이해하는 식견이 없거나, 역사적 사실에 문외한 이거나, 마지막으로는 고대와 근대의 낚시이론에 정통’하지 못하고는 함부로 표현을 할 수가 없는 높은 수준의 내용으로 꽉차있기 때문이다.
모두 다 읽고 나서 돌이켜 정리해보면 낚시하나로 역사를 정리하고, 예술을 정리하고, 문학을 정리하고, 참삶(wellbeing)의 철학까지를 정리한 내용이라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저자 안국진은 어떻게 이런 방대한 자료를 모아서 그 속에 들어있는 속내를 이리도 잘 삭혀서 표현해냈을까?
낚시에 녹아있는 운치(韻致)와 풍류(風流). 이것을 도외시한 낚시는 낚시가 아니라 그물잡이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가 낚시인임을 자랑하려거든 필히 이 책을 곁에 두고 읽고 또 읽어서 지(知)와 예(藝,禮)와 덕(德) 그리고 조정(釣情)을 쌓아야 할 일이다.
따라서 본인은 우리 모든 낚시인에게 낚시의 멋과 정취를 취하고 조락무극(釣樂無極)을 위해서 꼭 이 책을 손닿는 곳 가까이에 두라고 권하고 싶다.